어느 날 생각했다. 개인 홈페이지가 있으면 좋겠다.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 자유롭지만 비밀스런 그런 공간이 있으면 싶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그렇지만 동시에 완전히 폐쇄적이지는 않았으면 했다.
NULL. 그 말대로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쓰기 위해 만들었다. 주제도, 명확한 기준이나 거창한 목적도 없다.
그냥 내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옮겨적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별로 재밌는 글이 아닐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말하자면 이건 열쇠가 함께 주어진 자물쇠 달린 노트 같은 것이다.
원한다면 언제든 읽어볼 수 있지만, 또 그리 보고싶지 않다면 굳이 열쇠를 들어 자물쇠를 열지 않아도 되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글들이 넘나드는 웹에, 빽빽한 텍스트의 숲에 이걸 던져놓고 싶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의 중요하지 않은 끄적거림이니 대충 읽고 잊어버리면 가장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