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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2.01 눈물과 고통과 무기력의 시간
- 2019.02.01 NULL:
(2019.01.29)
심리적 문제를 가지고 산다는 건 참 피곤한 일 같다.
사실 누구라도 정도의 차이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나도 일상이 치명적으로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 단지 미해결된 문제에 끊임없이 생각이 고이고, 그로 인해 발생한 나의 습성과 개인적인 변화에 대해 계속 자각하는 것은 참..
이건 마치 부상을 입은 채로 살아가는 것과 비슷한 기분일 것 같다.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취약해져 털을 잔뜩 곤두세워 생활하고, 상처 언저리라도 눌리거나 스치면 아픔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동물처럼.
그리고 이것은 아주 개인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보여야 마땅한 반응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감정과 상황을 분리해야 한다. 당연히 사회성이 있는 인간이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이지만 문제는 이 심리적 요인이라는 것은 인간을 너무 쉽게 비이성적으로 만든다는 것. 트라우마와 비슷한 상황이 조성되면 본능적으로 감정이 먼저 머리를 압도한다. 이게 정말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이제 그만 벗어나고 나도 남들도 좀 편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고 돈도 때려붓고 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처음보다는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그게 별로 대단한 진보라고 생각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좀 지친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벌겋게 덜 아문 상처를 가지고 사는 것도 지쳤고,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제공한 상황과 사람들을 미워하는 데도 지쳤고..
그러다보면 무슨 생각이 드냐면 정말 놀랍게도 그럼 용서해보려고 노력하자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정말 그러고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잘 살아봐야지, 행복하게 살아야지 싶어 포기하려다 맘을 고쳐먹는다. 다른 무엇이 아닌 날 위해서 노력하는거라 재확인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왕 살려면 ‘잘’ 살아봐야지 않겠는가. 세상에 나로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투쟁이고, 그렇기 때문에 행복하려는 끈질긴 노력을 포기하지는 않겠다.
어느 날 생각했다. 개인 홈페이지가 있으면 좋겠다.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 자유롭지만 비밀스런 그런 공간이 있으면 싶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그렇지만 동시에 완전히 폐쇄적이지는 않았으면 했다.
NULL. 그 말대로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쓰기 위해 만들었다. 주제도, 명확한 기준이나 거창한 목적도 없다.
그냥 내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옮겨적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별로 재밌는 글이 아닐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말하자면 이건 열쇠가 함께 주어진 자물쇠 달린 노트 같은 것이다.
원한다면 언제든 읽어볼 수 있지만, 또 그리 보고싶지 않다면 굳이 열쇠를 들어 자물쇠를 열지 않아도 되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글들이 넘나드는 웹에, 빽빽한 텍스트의 숲에 이걸 던져놓고 싶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의 중요하지 않은 끄적거림이니 대충 읽고 잊어버리면 가장 좋겠다.
(※홈페이지는 Explorer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