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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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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쯤은 내게 정말 힘든 날이었다.
그저 그렇게 괜찮은 날들이 흘러가던 중, 새로이 다짐했던 많은 것들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고,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치는 감정들 속에서 어느 날 문득 내가 두어 해 전의 모습으로 퇴보한 건 아닐까 좌절스러웠다.


분명 어느 주는 조증 증세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고 사고싶은 물건들이 우수수 떠오르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낙관으로 가득했다가도
그 다음은 거짓말처럼 모든 게 재가 된 것 마냥 무기력하고 심한 도피욕구과 두통에 시달렸다.
일관되었다가도 불규칙한 식단 때문인지 호르몬의 영향인지 아니면 크기에 상관없이 내게 언제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가족 이슈 때문인지.. 

이럴 때면  정말 언제까지 스스로를 보살피며 줄타기하듯 평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야 하는지, 얇은 유리로 만든 세공품마냥 한없이 유약하게 느껴지는 내면상태에 질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하루 돌발적으로 연차를 내고 쉬어버리고 말았다. 정말 극도의 회피상태를 찍어버린 것이다..
그날은 주간회의도 있었는데, 주 내내 진전이 없는 듯해 답답하면서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이미 월요일부터 미칠 듯한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불과 그 전 주는 많은 것을 해낸 듯한 후련함과 충족감을 느꼈으면서,. 정말 확확 상태가 바뀌는데, 이게 내 완벽주의 때문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가 없었다.
점점 줄어든 듯한 수면시간도 폭주해 거의 1시에 출근하기도 하고...


이 즈음의 거의 2주간, 그렇게 졸업이라는 두 글자가 멀어보인 적이 없었다.
그냥 자신이 없었다. 나는 영원히 하지 못할 것 같았고, 논문이라는 걸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았고, 이대로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정말 때려쳐야 하나? 이대로 그냥 수료해버리는게 맞는 건 아닐까, 어쩐지 미래의 언젠가 나는 이 길을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예감마저 들었다. 극도의 불안과 도피심과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어느 날은 몇십 분이나 멍해져 있다 불현듯 정신을 차려보니 출근길 지하철이었다. 내가 여기서 뭘 하는거지? 싶은 비현실감에 사로잡혀 한동안 오늘이 언제인지, 무슨 요일인지조차 모호해 한참을 떠올리려 노력해야 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불과 얼마전인 그 때만 해도 너무 힘들었다 ㅜㅜ 결국 하루 연차내서 그냥 땅굴 속으로 도피해 버리고, 이후 조금 여유를 가진 상태에서 나름의 공부계획을 설계하는 걸로 어느정도 최악의 상태를 벗어났지만 아마 앞으로도 언제든 그런 수렁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휘청거리고 우왕좌왕 할지언정 스스로의 상태와 예비신호를 감지하고 어떻게든 나를 원위치로 돌려놓을 수 있는 이 힘이 내가 몇 년간 스스로를 돌아보고 선생님과 무수한 대화를 나누며 얻어낸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


이렇게 우울삽화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어둡고 무기력한 어느 날의 와중, 꿈에서 할아버지를 만났다.
자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왜 이렇게 많이 자는 걸 좋아하냐며 너털웃음을 짓던... 
생전 할아버지의 목소리 그대로였다. 꿈 속에서도 아, 이건 꿈이구나 단번에 알았던 것 같다. 


내가 너무 힘들어해서 꿈에 와주신 걸까? 너무너무 반가웠지만 동시에 할아버지는 편히 쉬셔야 하는데,
계속 땅을 내려다보며 나를 걱정하고 염려하시면 안 되는데, 싶어 서글펐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할아버지는 별 말씀 없이 머리맡에서 한동안 나를 지켜보고 일어나셨다. 
그게 너무 아쉬워서 떠나시려던 할아버지의 발을 불쑥 붙잡고 말했다. 할아버지 사랑해요, 하고.
나는 누워있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얼굴과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말만은 꼭 할아버지께 닿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눈물이 많이 났지만 대답을 듣고 싶어서, 할아버지에게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달되었다는 걸 확인받고 싶어서 
계속 할아버지의 발을 붙잡고 울면서 사랑한다고 말했다.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던 할아버지는 그래, 하고 대답을 주셨고 그 후로 잠에서 깬 것 같다.


깨어나서도 한참을 눈물이 줄줄 흘렀다. 잠시간 내 생활에 잊고 있던 그리움과 슬픔이 밀려와서 참기가 힘들었다.
동시에 할아버지가 근면 성실 정직을 말씀해 주셨는데 내가 이렇게 살아선 안 되는데, 이렇게 나태해선 안 되는데 싶어 후회스런 마음과 함께 죄송스럽고 안타까웠다.


이상하게도 그 때 내 몸도 마치 아주 오랜 시간 누워있다가 일어난 것처럼 굳어 있었다. 그 일은 정말로 그리움이 불러낸 단순한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말로 할아버지와 나는 여전히 이어져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할아버지의 모습을 봐서 너무 반가웠지만.. 그렇지만 동시에 나는 할아버지가 주님 곁에서 편안히 쉬셨으면 좋겠다. 아무 걱정과 염려와 근심 없이... 평화롭게.
-


이 경험을 잊지 않고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자 마자 생각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일상과 반복에 매몰되어 내가 바라는 것과 동시에 할아버지가 가장 바라셨던 일임을 잠시 잊고 있었다.
나는 할 수 있고, 성공적으로 내가 원하는 걸 이루어낼 수 있다.

 

그럴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의심치 말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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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11. 17:57  ·  기억    · · ·

목요일은 매주 재마다 성당을 가며 챙겨서 그런지 항상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7주 만에 나도 모르게 습관이 들었는지.. 내 무의식이 어떤 사이클을 따라 일주일을 돌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관성이 강해서 바쁠수록 오히려 일상에 활력이 있고 늘어지면 한없이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마치 고무줄 같이..
요즘은 챙길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아서 플래너에 일정을 적다 보면 마치 벽돌처럼 시간을 조립하며 생활하는 기분이 든다. 
심지어 요샌 정리욕구가 더 강해져서 가방 안 소지품도 파우치로 정리해서 들고 다니고 하여간 시간이든 물건이든 자주 보고 쓰는 건 정돈을 해야 흡족하다.
이럴 때면 내가 J라는 것을 아주 강력하게 실감하게 된다 ㅋㅋ  
예전엔 엥 J라니 나 P 아냐? 하고 좀 의아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 본성은 J임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활을 잘 챙기며 비교적 잘 지내고 있긴 하지만.
종종거리며 지내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여전히 그 곳에 있다.
잔디밭과 진구와.. 동대문 거리와.. 지하철 많은 곳에, 많은 장소와 시간에..
아무래도 내 마음 어딘가를 조금씩 그 곳들에 뿌려두고 온 것 같다.
아직도 나를 부르시는 목소리가 귀에 생생한데..
 
아쉬움이라면.. 마지막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죄송스러움이 너무 크다.
후회는 할수록 끝이 없어 덧없다 생각하나 단 하나 정말로 후회스러운 것은..
한 번이라도 모시고 여행을 떠나볼 것을.
가족여행으로 다같이 가는 그런거 말고 내가 먼저 할아버지와 가고 싶다고, 여기 가 보자고 말씀드릴걸.
입시 때 자주 못 뵈어서 아쉬워하시던 할아버지께 대학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랑 여행 많이 갈 거라고 약속했는데. 
나는 어째서 그 약속을 단 한 번도 지키지 못했을까......

갓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나서는
처음으로 마주하는 낯선 조류를 따라 바삐 헤엄치느라 정신이 없었고,
조금 자라 가까스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을 때엔 
이미 때가 늦어 두 분 모두 비행기를 타는 걸 힘들어하시게 되었다.

그 때는 물론 당시 막 알을 깨고 나오던 나로서는 
천지개벽과 다름없이 인생과 세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였지만
그럼에도 지금 생각하면, 나 자신만에게 매몰되었던 지난 시간들이 참 후회스럽다.
그 시간들이 있어서 나는 성장하고 지금껏 생존하였으나
언제나 곁에 있을 때는 실감하지 못한다는 간단한 진리를..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정작 좁은 시야로 놓쳐버렸던 것이다.
얼마나 얄팍한 오만함인가.

어쩌면 계속계속 기억하고 계셨던 것이다.
담담하면서도 일견 무표정해 보였던 모습은 어쩐지 슬픈 기운으로 내게 기억되고 있다.
나는 너무 많은 걸 받기만 해서 그 때까지도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다.
한 번만이라도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부디 나도 정말로 당신을 사랑했음을 알아 주시기를.
내 안에 품고 있는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바로 당신께서 마련해 주신 터전 위에서 꽃을 피웠음을..
부디 알아 주셨기를.
그리고 나를 용서해 주시기를...
평안히 안식하세요. 나의 할아버지.

-다시 만날 생을 향하여 걸어가는 어느 날, 

당신의 사랑하는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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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3. 16:20  ·  기억    · · ·

벌써 삼재가 지나고도 하루이다. 꼭 3주가 되는 날 ...

 

그 이후로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 마음 속에서도 밖에서도.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삶과 태도에 대해서도 돌이켜 보게 되었다.

처음으로 지키고자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토록 간절하고 절절하게 바랄 수 있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다.

외적으로는 또 잘 살고자 나름대로의 몸부림을 치게 되었다.

여러모로 나와 내 주변의 현실에 대해 자각하고 집중하게 된 것 같다.

 

인간은, 결국 상실이 있어야만 깨닫는 걸까?

그러나 이제 지나고서 후회하기에는 너무 주어진 시간이, 지금이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

그 모든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웠음을, 

언제나 지나고서 추억하기에는..

 

특히 가족과 신앙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180도 바뀐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있다.

십 수년간 너무도 소홀했다는 걸 깨달은 큰 두 가지인 것 같다.

시간의 무서움을 몸서리치게 깨달아버린 뒤 세어보니 시간이.. 이 또한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긴 시간은 아닐지라도 매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퇴근하고 다만 최소한 30분, 한 시간이라도.

뭔가 대화를 하고, 함께 거실에 앉아 있고, 내가 관심있는 것을 얘기하고 또 부모님이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 귀 기울여 들어주고.

 

삼우제를 끝내고 돌아온 날 나 스스로 약속한 것이 단 한 가지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것.

그들이 원하는 것, 그들이 생각하는 것,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과 정성을 다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

 

거꾸로 생각해 보면 사실 내가 평생토록 가장 바랐던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바라기만 하지 말고 내가 먼저 실천해줄 것을 나와 약속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물리적인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최대한 그들을 헤아리려 노력하고, 이해하고, 공감해 주고자.

그래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끝까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줄 수 있도록.

 

예전에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인 김태원 씨가 딸에 대해 한 말이 있다.

“이 친구(딸)가 태어날 때부터 제가 제 자신과 약속한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내가 친구라고 착각하도록 연기를 하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그들의 친구가 되는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가족이고 그렇게 해줄 수 있는 것 또한 나 뿐이므로.

 

 

신앙 생활에 대해서도 참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삼 주째 거의 매일 묵주기도를 올리고 있다. 물론 결심과 달리 며칠 빼먹긴 했는데.. ^^;

아무튼 그래도 엄청난 변화다. 

 

나는 사실 천주교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영아세례를 받고 어릴 때 주일학교를 다니며 영성체를 받았다.

크게 독실하진 않았으나 그래도 주일에는 성당도 꼬박꼬박 다니고 부활절엔 계란도 색칠하는 신자였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하느라 성당을 부실하게 다니다가 그만 십 년 넘게 냉담자냉감자로 지내게 되었다.

 

그 뿐인가, 같은 무렵 철학과 독서에 빠져들며 신이란 존재에 대한 나만의 개똥철학(...)을 세우게 되어 의도적으로 형식적인 제례를 거부했다.

이게 어느 정도였냐면, 단순한 고집은 아니었어서 모교인 모 대학교 채플 거부에 동참하기까지 했다.

기독교 수업에서도 대놓고 종교에 대해 무지 시니컬한 에세이를 쓰기도 하는 등..

하여간 분명 유신론자이긴 했으나 종교의 분화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고, 특히 정형화된 형태와 관습에 엄청 염증을 보였다.

 

그렇지만 그 모든 고집과 아집, 나름대로 옳다 믿었던 신념조차 모두 내려놓게 만드는 것이, 어딘가엔 존재한다.

그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이토록 절실하게 무언가를 바래본 것은 진정 처음이었다.

정말 억겁의 시간을 넘어서라도 간절히 바라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은 사랑이 아닐까?

 

 

종교는 이성의 담론으로는 말할 수 없는 것이고 믿음이란 이지보다 위에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마다 이런 간절한 소원을 품고 있기 때문에 종교를 가지게 되는 것이구나 깨달았다.

또 이런 바람을 가지게 되면 그 어떤 형식이든 뭐든 중요치 않구나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종교에서 말하는 특정한 신의 형태에 대해 큰 믿음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여전히 회의감은 존재하며 내 기도는 여전히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절대자를 향한 것이지만,

적어도 알아가려고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몇 천년을 이어져온 사상에는 분명히 그 의미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형식과 제례도 괜히 생겨난 것은 아닐 거라고..

그렇게 겸손해져 간다. 가족도, 종교도, 많은 것에서..

 

 

-

기도를 하는 만큼 묵주도 계속 착용하고 있다. 앞으로 일상생활에서도 항상 지니고 다닐 것 같다.

사실 처음으로 지니기 시작한 것은 보호의 의미였다.

입관식 직후와 그날 밤에 정말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한기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아무튼 겨우 잠들고 깨어나자마자 묵주를 찾아 지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 날부터 줄곧 착용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은 잘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운동이며 이것저것 하느라 더 활동적으로 보내는 것 같은데,

확실히 신경이 많이 예민해져 있어서 잠은 여전히 잘 못 자는 것 같다.

그래도 운동을 시작하니 확실히 나은 것 같다. 건강해지면 더 괜찮아지겠지.

 

처음으로 내 손으로 묵주도 사서 끼고 엄마에게 선물도 했다.

너무 좋아하시는 걸 보며 진작에 이렇게 해볼 걸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내 마음에 꼭 드는 묵주를 발견해서 오래 고민을 하다 결국 어제 사버렸다.

 

사이즈 때문에 이런저런 일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엄마한테 선물을 두 개나 해 드릴 수 있게 됐고ㅎㅎ

나도 꼭 마음에 드는 묵주가 생겨 너무 좋다.

멋진 것도 멋진 것인데, 무엇보다 원석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름도 호크아이, 매의 눈이다.

직감적으로 무언가를 꿰뚫어보는 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고민했는데 어쩐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고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나는 본질을 알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는데, 내 이름 글자에도 이런 글자가 들어선지 모르겠지만

여러 모로 내게 꼭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축성을 받을 때도 주임 신부님께서 내 손을 꼭 잡고 정성스럽게 기도를 해 주시고 미소지어 주셔서 아주 기뻤다.

날 잘 보호해주고 도와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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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12. 16:37  ·  기억    · · ·

우리는 다만 반 세기를 넘는,
사람의 일생으로는 조금 긴 시간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기다리는
그런 운명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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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23. 22:18  ·  기억    · · ·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있다
바람에 흩어져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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