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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오픈마인드라고 하지만, 나는 고슴도치나 다름없다.


스스로에 대해서 깊고 깊게 파고들다 보니 역으로 인간의 넓은 가능성 또한 깨닫기는 했지만,
어쨌든 세상에 시달리기보다는 혼자 서서 달리는 걸 선호하는 독립적인 성격 탓에
결과적으로는 정말로 좁디 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종종 타인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고 때론 두렵기도 하다.
분명 좋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필시 무작위의 분포에 근접하게 누군가는 좋게 생각하고 누군가는 나쁘게 생각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별 생각이 없을 것이다.

나는 상관없어, 라고 하지만 사실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

내가 인지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불안감이 만든 벽일지도 모른다.

구석구석 내 손이 닿는 벽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것은 안락하다. 덜 불안하다.

그렇지만 역시 내 손이 닿는 범위는 한정적이고 좁을 수 밖에 없다.

 

이 안락한 공간을 억지로 파고들려는 사람들에 대해 무의식적인 불편감을 느끼곤 하는데,

아는 것으로 가득찬 연못에 미지의 잉크가 떨어진 듯한 침입당한 감각과 혼돈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너무나도 나를 통제하고 싶고 알고 싶고 완벽하게 파악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다. 

 

그러나 가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공간으로 굳이굳이 비집고 들어와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리 따스하게 환대해 주지 못하는 나의 성격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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